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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멘텀 vs 코히런트 (기업분석, 광트랜시버, 투자전략)

by comdroid 2026. 5. 1.

AI 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저도 처음엔 반도체만 봤습니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연산하는 것"만큼 "연산한 걸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고, 그때 처음으로 광통신 기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루멘텀과 코히런트, 두 기업 모두 괜찮아 보였는데 막상 하나를 고르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 고민의 기록을 지금 공유합니다.

루멘텀과 코히런트, 실제로 뭐가 다른 회사인가

 

루멘텀은 한마디로 부품 장인에서 출발한 기업입니다. 닷컴버블 당시 JDS 유니페이즈라는 거대 광통신 기업의 유산을 이어받아 2015년에 분사했고, 핵심 기술은 레이저 칩 제조였습니다. EML 레이저(Electro-absorption Modulated Laser)가 그 중심인데, 여기서 EML 레이저란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변환할 때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 레이저로, 광트랜시버 모듈의 핵심 부품입니다. 쉽게 말해 광통신의 심장 역할을 하는 부품이죠.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플 페이스 아이디에 들어가는 레이저 센서를 납품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고, 이후 클라우드라이트 인수를 통해 광트랜시버 모듈 완제품 시장까지 진출했습니다. 광트랜시버 모듈(Optical Transceiver Module)이란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서로 변환해주는 장치로, 데이터센터 서버 간 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장비입니다. 부품을 잘 만들다가 완제품까지 영역을 넓혔으니 전형적인 바텀업(Bottom-up) 수직 계열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코히런트는 처음부터 완제품 시장을 장악한 기업입니다. 원래 투식스(II-VI)라는 기초 소재 회사였는데, 2019년 광트랜시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피니사(Finisar)를 인수하면서 판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산업용 레이저 기업 코히런트까지 인수하면서 사명도 코히런트로 바꿨고, 지금은 광 모듈 제조에서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 됐습니다.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모듈 제조 능력을 먼저 갖추고 이후 부품 내재화를 확장해온 구조입니다.

두 기업의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루멘텀: AI 매출 노출도 80% 이상 추정, OCS 스위치 수주 확보(마이크로소프트·메타 추정), CPO 외부 광원 핵심 공급자
  • 코히런트: 데이터센터 트랜시버 예약 잔고가 현 매출의 4배 이상, 산업용 사업부 매각 진행 중으로 AI 집중도 상승 중
  • 공통점: 양사 모두 CPO(Co-Packaged Optics) 기술 보유 — CPO란 광학 부품을 반도체 칩과 같은 패키지에 통합하는 기술로, 전력 소비와 신호 손실을 동시에 줄이는 차세대 방식입니다

글로벌 광트랜시버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110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Grand View Research).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두 기업 모두에게 분명히 유리한 환경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선택을 했나,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나

루멘텀이 더 매력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단순히 성장률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느꼈습니다.

루멘텀의 가장 큰 무기는 OCS(Optical Circuit Switch)입니다. OCS란 빛 신호를 전기로 변환하지 않고 미세 거울로 반사시켜 경로를 전환하는 스위치 장비로,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발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구글과 함께 개발해온 이 기술이 이제 다른 하이퍼스케일러까지 채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주목할 만합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6년 하반기 출하 예정 수주액이 4억 달러를 넘는다고 밝힌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공부해보니 OCS가 모든 상황에서 유리한 건 아닙니다. 거울 각도를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규모 데이터 전송에는 오히려 비효율적입니다. 대용량 AI 학습 데이터처럼 덩치 큰 데이터를 한 방향으로 오래 보낼 때 진가를 발휘하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실제 데이터센터에서는 소형 패킷은 기존 이더넷 스위치로, 대형 AI 학습 트래픽은 OCS로 처리하는 투 트랙 구조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히런트는 루멘텀보다는 덜 화려해 보이지만, 제 경험상 이런 기업이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트랜시버 모듈 잔고가 현 매출의 4배라는 건 단순한 기대치가 아니라 이미 계약된 숫자입니다. 수직 계열화가 잘 돼 있어서 원가 경쟁력도 높고, 루멘텀이 트랜시버 모듈 부문에서 마진 압박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코히런트의 이런 원가 우위 때문이 아닐까 하고 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코히런트는 산업용 레이저 부문이 역성장하고 있어서 이 부분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2024년 CEO 교체 이후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출처: Coherent Corp. 공식 IR 자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루멘텀이 압도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였는데, 코히런트의 수주 잔고와 수직 계열화 구조를 파고들수록 "이쪽도 만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두 기업 개별 종목을 직접 담기보다 AI 인프라와 광통신 관련 ETF를 매수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특정 기업의 실적 쇼크나 경쟁 구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제가 확신하는 산업 방향성에는 올라탈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AI가 커질수록 데이터를 옮기는 속도도 함께 올라가야 하고, 그 중심엔 광통신이 있습니다. 다만 루멘텀과 코히런트 중 어느 쪽 비중을 높일지는 본인이 변동성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지, 그리고 AI 사이클의 어느 시점을 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제가 직접 공부하고 고민한 과정을 공유한 것이며, 실제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E9rq5oQG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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